[2026 연구발표회3]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의 사회적 관계와 돌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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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6-03-31 05:13 조회 5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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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 누가 와줄까” 중년 비혼 여성의 돌봄 공백
병원 동행부터 응급 대응까지…중년
1인 가구 정책 사각지대
사회건강연구소,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의
사회적 관계와 돌봄’ 연구 발표회
아프면 병원에 함께 갈 사람조차 없는 중년 비혼 여성 1인가구가 가족 중심 돌봄 체계 밖에서 불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연가족 밖 관계를 돌봄의 대안으로 찾고 있지만, 제도는 이런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건강연구소는 지난 17일 '중년 비혼 1인가구 여성의 사회적 관계와 돌봄'을 주제로 연구발표회를 열었다. 발표는 김영정 연구위원이 맡았고, 김재민 운영위원이 사회를 맡았다.
연구는 지난해 5~6월 40~50대 비혼 여성 1인 가구 10명을 심층면접한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는 배우자와 자녀가 없고, 5년 이상 1인 가구 생활을 이어온 여성들이다.
'나이듦' 마주한 1인가구 여성들, 제도 소외와 고립 불안 속 '연대 돌봄' 모색
연구 참여자들은 체력 저하와 질병, 갱년기와 완경 같은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자신도 돌봄이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돌봄 제공자로 여겨졌지만, 정작 자신이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쉽게 상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가장 큰 불안은 위기 상황의 고립이었다. 수술 뒤 집에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쓰러지면 어떡하나 걱정했고, 장례 때 누가 연락을 해줄지 막막하다는 말도 나왔다.
보호자 동행이 필요한 검사나 시술을 앞두고도 부탁할 사람이 없어 망설인 경험이 이어졌다. 내시경 검사를 위해 수면마취를 포기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가까운 지인에게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두거나, 냉장고에 연락처를 붙여두는 식의 준비도 이뤄지고 있었다. 돌봄이란 거창한 간병만이 아니라, 위급할 때 곁에 와주는 일이라는 인식도 확인됐다.
'기혼 유자녀 가족 중심' 제도와 '각자도생'의 한계
참여자들은 중년 1인 가구가 청년과 노년 중심 정책 사이에서 비가시화돼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출산·양육 중심 가족정책이 비혼 여성을 돌봄 체계 밖으로 밀어낸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에서는 "집에 기다리는 사람 없지 않느냐"는 말을 듣거나, 자녀가 있는 기혼 직원 대신 야근을 떠안는 경험도 반복됐다. 비혼 여성은 돌봄 책임이 없는 사람처럼 취급되지만, 그만큼 더 일해도 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발표에서는 중년 비혼 여성 1인 가구가 부모를 돌보는 책임은 지면서도, 정작 자신이 돌봄을 받을 권리는 제도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이중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참여자들은 자신을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돌봄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자기 몸을 챙기고 생활을 통제하는 자기 돌봄이 더욱 강조된다. 하지만 이런 자기 돌봄은 선택이라기보다, 기댈 곳 없는 현실이 만든 생존 전략에 가깝다.
돌봄 공백은 결국 돈과 보험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참여자 다수는 위기 상황에 대비한 현실적 수단으로 보험과 시장 서비스를 꼽았다.
가족 밖에서 찾는 돌봄…"느슨하지만 와줄 수 있는 관계"
그렇다고 돌봄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참여자들은 친구와 동료, 단골 가게, 운동 시설, 지역 프로그램 같은 관계 속에서 일상적 돌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었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동료들이 죽과 반찬을 보내준 경험,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예상 밖의 사람들로부터 위로받은 경험도 나왔다. 돌봄이 반드시 가족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들이 바라는 관계는 전통적 가족처럼 과도한 개입과 의무를 전제하는 관계가 아니었다.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아프거나 위급할 때는 곁으로 와줄 수 있는 느슨한 관계였다.
가까운 친구와 같은 동네에 살고 싶다는 바람, 비혼 여성끼리 함께 사는 주거 모델에 대한 관심도 이런 인식과 맞닿아 있었다. 지역사회 안에서 안부를 묻고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의 필요도 함께 제기됐다.
돌봄을 요청하는 연습과 국가 책무의 강화 필요
연구진은 공공 안전망 강화와 다양한 돌봄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병원 동행 서비스 △응급 상황 연락 체계 △중년 1인 가구를 포함한 돌봄 정책 재설계 △지역 커뮤니티 지원이 구체적 과제로 꼽혔다.
발표회에서는 제도 못지않게 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세 지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의존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 혼자 살아온 사람일수록 "도와달라"는 말을 더 어려워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족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게 나이 들 수 있도록, 돌봄의 기준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연구보고서 전문은 사회건강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서정순 기자 salri9@womennews.co.kr
*출처: 여성신문 “아플 때 누가 와줄까” 중년 비혼 여성의 돌봄 공백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4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