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경계 없는 노동, 흔들리는 삶' (202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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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6-04-10 20:51 조회 81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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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건강연구소는 4월 2일(목)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 가량 온라인 독서모임을 가졌습니다.
연구소의 독서모임은 최근 몇 년간 주로 저자 초청을 해 왔는데 코로나 이전에는 대면으로 만나서 책을 읽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오래동안 가져 왔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형식으로 독서모임 이끔이를 정하고 모임 신청자와 함께 책 읽은 소회와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상반기에는 두 번의 독서모임을 갖는데 4월 2일이 첫 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은 사회건강연구소의 공동소장이면서 전) 한국직무스트레스 학회장이었던 정진주 선생님께서 이끔이 역할을 해 주셨습니다.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경계 없는 노동, 흔들리는 삶』 (이승윤 저, 문학동네)을 읽었습니다.
모두가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Zoom 온라인 모임에서 이 책의 서평을 「한국건강형평연구」 4권 1호에 실었던 정진주 선생님께서 서평에 실린 소회를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1. “이 책은 솔직하다. 어떤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는지, 현장에 가서 부딪혔던 경험, 연구 분석 과정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 본인이 정규직 교수로서 안정된 자리에서 불안정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연구하는 것에 대한 감정을 잘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논문을 보면 정제된 결론만 있고, 그 과정의 수많은 장애물과 질문을 이야기하지 않게 된다. 우리도 저자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와 실패로부터 배운 점을 말하면 좋을 것 같다. 연구 대상이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있다. 원래 실업자에 대한 연구를 하려고 했는데, 여러 사람을 만나며 해고 과정을 듣다 보니 원청과 하청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연구 과제를 하청 구조 분석으로 바꾼 사례가 있다. 저도 인터뷰 과정에서 박사 논문 목차를 바꾸게 된 경험이 있다.”
2. “이 책에 포함된 연구는 인터뷰, 통계 분석 등 다양한 방법론을 잘 쓴다. 젊은 연구자들이 경험이 부족하여 통계 결과를 요약만 하고,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해석과 논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다양한 방법론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
3. “불안정 노동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만날 수 있다. 비정규직, 하청 노동,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SNS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주제를 대중에게 소개한다.”
** 아래는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본 것입니다.
[책 읽은 소감 나누기]
- 정규직 대학 교수라는 연구자의 위치에 대한 성찰과 연구자와 연구 대상(연구 참여자)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여러 가지 노동의 새로운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특히 쿠팡과 같은 플랫폼 노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공부를 하고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학자로서 연구자로서 노동과 노동자를 연구할 수 있는 선이 느껴졌던 것 같다. 현장과 연구를 넘나드는 영역의 사람들이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공부나 연구를 할 때 쓰게 되는 단어가 있는데, 그게 현장을 담아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액화 노동이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 백인 남성 학자의 단어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과학 언어가 대부분 서양에서 왔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와닿고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단어로 옮기면 좋겠다.
또, 제가 많이 봤던 보이지 않는 노동 중 하나가 공공기관의 용역 계약직이었다. 이는 연구자들의 불안정한 위치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부분도 같이 다루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액화라는 말을 굳이 사용해야 했을까, 용어가 난립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제적인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사회 정책이나 규제 등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많이 해왔다. 그런데 그 지속 가능성이 어떻게 담보될 것인지에 대해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 자본 유출 공포, 세계적인 자본 투쟁과 같은 문제가 여전히 까다롭게 느껴진다. 특히 이제 국제적인 정서가 신제국주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국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어 국가 단위의 규제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 자본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 노동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게 좋았다. 그러나 예를 들어 배송 문제는 사회에서 요구하기 때문에 그러한 노동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읽으며 조금 답답한 마음도 들었다. 새벽 배송을 아예 없애면 노동 시장이 좋아질까? 다양한 노동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좋을까? 사람의 욕심에서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자 할 때 생겨난 노동을 계급화하고 불안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맞는 걸까? 또한, 현재 AI로 인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해 담고 있지 않아서 그 부분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새벽 배송에 대한 논의]
- 위험한 노동에는 선이 있다. 완전히 위험한 노동은 규제를 해야 하는데, 새벽 배송을 그런 노동의 범주에 넣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김현주 선생님이 야간 노동이 1급 발암물질인 것은 분명하다고 하신 바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원전 등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은 많이 존재한다. 이를 현실적으로 전부 규제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노동이 될 수 있게끔 선을 정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양질의 일자리가 적다 보니 새벽 배송과 같은 노동이 없어지면 고소득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도 한다. 쿠팡이 악덕 기업이고 새벽 배송이 착취적 면모가 있는게 사실이지만, 조선소와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그보다 못한 게 너무나 많다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한 노동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 아닌, 생계의 고민을 안지 않은 사람들이 규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계급적인 문제가 되고 반발이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건학적 기준으로는 규제를 하는 게 옳으면서도 사회적으로 합의를 보기 어렵겠다고도 생각했다. 철폐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한 쪽으로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 새벽 배송이라 하면 주로 떠오르는 대기업은 쿠팡이나 컬리 등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많은 새벽 배송 업체가 있다. 그 중 하나가 OO통운인데, 노동자에게 지입 차량으로 저렴한 중고 차량과 배송 구역을 주며 그 지역의 새벽 배송을 맡겨버린다. 그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밤을 새서 점심 때까지 일해야 하는데, 그러다 돌아가신 분들이 있다. KBS에서 이에 대해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저는 새벽 배송을 어떻게든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OO통운 같은 업체는 물건 배송만이 아니라 세탁 등 새벽에 배송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다룬다. 여성도 누구나 할 수 있고 고수익이라며 알바 사이트에 지역별로 몇 억을 쓰며 사람을 모은다. 차를 주며 캐피탈을 쓰게 하고, 그 금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람을 착취한다.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가 필요하다.
- 규제를 하게 되면 새벽 배송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돌릴 것인가, 시스템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 노동 시간만이 아니라 소비와 환경 문제도 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과 세대에 대한 논의]
- 한동안 세대로 모든 걸 설명했었다. 하지만, 세대 안에서도 성별과 혼인 여부, 계급 등이 다양한데,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청년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부모가 자원을 가지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청년이 경쟁할 때의 이야기를 할 뿐, 처음부터 경쟁선이 다른 다수의 저소득층 가정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청년 이야기를 할 때도 누구의 목소리는 드러나고, 누구의 목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단지 청년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세대론에 있어서도 분명 그런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고용노동부에서 ‘쉬었음 청년’부터 처음 사회에 나가는 청년들까지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정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청년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인 것 같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변화와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이 좋은 일자리를 잡기 위해 걸리는 오랜 시간을 견뎌내려면 중산층이어야 한다. 여기서부터 편차가 시작되어 본인의 배경이 노동의 불안정성이나 자산, 소득을 계속 대물림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청년의 시작이 중요한데, 노동으로 진입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급식 노동자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그분들은 산재 문제도 있지만 비정규직의 전형적인 불안정성 문제도 있다. 정부에서도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과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기간제 공무직이 있는데, 학교 급식 노동자는 대부분 1년 단위로 돌아가는 학교 재정 중심이라 1년 안의 기간제 공무직이다. 최근에는 교육지원청에서 공고를 내어 채용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학교 차원에서 인력이 부족하고 기간제가 많아 불안정성 문제가 걱정된다.
- 정책 결정자는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바로 일자리를 잡아야 하는 청년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시그니처 정책이라는 주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청년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할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점의 시그니처 메뉴처럼 뜰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라고 하여 괴로웠다는 이야기이다. 저도 고용노동부 OO팀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시그니처 정책을 하려는 유형과 근원적인 것부터 하고자 하는 의견이 부딪혀 진행이 쉽지 않다. 정책 현장에서 때로 면피용으로 위원회를 만들거나 연구 용역을 주는 경우가 많고, 띄우기 식의 상품을 만들기도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죠. 그러면 나중에 이제 같이 욕 먹게 되는 거죠.
[액화 노동이라는 용어에 대한 논의]
- 예전에는 비정규직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대체했다. 이제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노동이 있다. 이를 통칭하기 위해 불안정성 노동, 불안정한 노동과 같은 단어를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 멜팅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고 한다. 진행형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의 모습이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불리한 상황에 처하는 집단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한 용어인 것 같다.
- 액화 노동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다방면으로 수행해야지만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청년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담고 있어 속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 옛날에는 정해진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일하고, 내 사장이 누구인지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노동의 형태가 너무 많아져 액화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특히 청년에게는 그것이 보편적인 일의 형식이 되어 있다. 따라서 용어가 적절한지 아닌지에 앞서, 이 현상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표현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 시그니처 정책의 일환 같은 개념 만들기의 느낌이 있다. 액화 노동의 개념이 기존의 표준적인 고용 관계로 설명되지 않는 고용 관계 해체라면, 비표준 고용 계약 관계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다. 다만, 비표준 고용 계약이 다양화되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부분을 포착하고 싶어서 쓴 용어 같다. 노동의 불안정성까지는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서 꼭 멜팅이라고 써야 했을까 하는 고민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표준과 비표준을 더 강하게 구별하는 표현이면 어땠을까 한다. 고용 관계에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기존 제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좋은 일자리의 배분에 대한 논의 등이 더 확장되었더라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액화 노동 개념과도 더 맞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자에 대한 논의]
- 저자도 기득권층이었기에 할 수 있었던 경험에 대한 성찰이 재미있었다. 또한, 의사, 간호사, 변호사 같은 전문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본인의 위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 말을 막 한다거나 단체 행동을 결정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들이 본인의 특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차별과 혐오 발언을 계속하여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있다.
- 노동 연구를 하다 보면 수많은 대상을 만나게 된다. 그들이 하는 일과 감정은 제가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면서 연구할 때 거리감이 있다. 감히 상상만으로는 그 일상을 느끼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인터뷰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나름대로 그들의 삶을 되뇌인다. 이런 간극을 다른 분들은 어떻게 줄이시는지 궁금하다.
- 간극은 줄이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간극은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살아온 경로와 지금 처한 상황이 다르다. 질적 연구를 주로 하는 연구자로서 그 간극과 거리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연구 보고서에 써서 읽는 사람도 ‘이런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사람이 쓴 것이다’라는 것을 알고 읽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구자와 연구 대상 간의 차이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제가 만나는 대부분의 노동자는 저보다 소득이 높다. 이렇게 여러 차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내 시야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논문 안에 드러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 우리나라는 가족 말고는 기댈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가정의 소득을 책임지는 가장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기댈 데가 없어져 버리는 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어떤 노동을 하든 기본적으로 전체 사회의 사람들이 중산층 정도의 소득을 보장받아야 다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