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내 사회적 재생산의 인지감정 노동과 건강(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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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6-01-08 14:12 조회 29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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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구는 가부장 사회구조 속에서 주로 여성에게 전가되어 온 사회적 재생산 노동, 그중에서도 무급 가사 및 돌봄노동의 인지·감정 차원의 젠더 불평등과 건강 영향을 탐구했다. 흔히 가사와 돌봄 노동이라고 하면, 청소기를 돌리고 아이 옷을 입히는 등 가시적 움직임으로 드러나는 육체적 차원의 노동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사회적 재생산 노동은 물리적 행동들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예컨대, 욕실 화장지가 곧 떨어질 것을 알아차리고 미리 주문할 생각을 하거나(인지 노동), 밥 먹기 싫다고 한참 떼를 쓰는 아이를 보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아내는 일(감정 노동)도 사회적 재생산 노동이다.
○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적 재생산의 인지·감정 노동이 젠더에 따라 어떻게 수행되고 건강(건강 행동, 불안,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미취학 자녀를 둔 30~40대 맞벌이 남녀 41명이었다. 연구 방법은 개인 심층 면담을 중심으로 하되, 2가족에 대해서는 집중 가족 관찰을 보완적으로 활용했다. 분석 방법은 질적 주제 분석을 적용했다.
○ 분석 결과, 주 양육자 역할을 기대받는 여성에게 인지·감정 노동이 집중됨에 따라 여성 집단에서 건강의 딜레마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행동의 영역에서, 여성은 돌봄 필요를 우선하는 인지 노동으로 자신의 건강 행동을 희생하는 한편, 지속적인 돌봄을 위한 도구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이중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불안의 영역에서는 어머니로서 자녀의 계급 재생산을 책임지기 위한 교육, 발달 관련 인지 노동으로부터 불안을 경험하는 한편, 개인 차원의 계급 재생산과 관련하여 유자녀 여성 노동자로서 경력 및 전망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두 불안은 한 쪽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다른 쪽을 악화시키는 딜레마를 야기했다.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는 불평등한 노동 분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여성에게 집중되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이러한 불평등한 노동 분담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한 협상과 조율 과정(인지·감정 노동 수반) 또한 여성에게 집중되는 딜레마가 관찰되었다.
○ 여성과 달리, 남성은 사회적 재생산 노동의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위치에 놓임에 따라, 이러한 모순적 압력으로부터 보호받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남성의 건강은 여성이 겪는 부담의 파급효과로부터 간접적 영향(관계 질 악화, 정서적 지지 저하 등)을 받아 여성이 겪는 문제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 본 연구는 여성에게 더 큰 가사와 돌봄 책임을 기대하는 사회에서 젠더화된 인지·감정 노동이 건강의 여러 영역에 걸쳐 개별 여성들에게 끊임없는 딜레마를 안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발견은 사회적 재생산의 불평등 구조와 그 건강 영향이 물리적인 과업의 분담만으로는 해소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개별 과업을 분담하거나 위임하더라도, 가족 구성원들의 감정을 관리하고, 가정의 필요를 예측·조율하며 그 실행과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인지·감정 노동, 즉 ‘관리’와 ‘최종 책임’이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부과되는 한, 전통적 성별 분업이 실질적으로 해체되지 않고 유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궁극적 책임을 지는가’라는 책임 구조의 변화를 위해서는 물리적 수행을 넘어 인지·감정 노동을 포괄하는 방향으로의 평등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