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테라오 사호 저, 박찬호 역 『핵발전소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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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9-10-04 01:26 조회 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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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노동자: 최근 핵발전소 피폭 노동자들의 현장 증언 북토크가 927일 비덕살롱에서 열렸습니다. 핵발전소노동자사회건강연구소가 기획하고 후원하여 반핵의사회와 공동으로 출간한 책으로, 테라오 사호 작가가 일본의 원전에서 일하던 6명의 노동자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역자인 박찬호 선생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박찬호 선생님은 이 책을 접하고 번역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탈원전을 이야기할 때, 원전 자체에 대해서나 원전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였고, 원전 노동자의 삶을 담아내는 책이라는 점에서 꼭 번역해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종류의 책이 필요하지만, 아직 원전노동자에 대한 접근성 등이 떨어져 먼저 일본의 경험을 소개하였습니다.

 

 핵발전소 안에서도 가장 위험한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비정규직이며, 대부분 가족이 없거나 외국인이라고 합니다. 돈은 많이 받지만 많은 방사능에 노출되는 위험한 일입니다. 사회의 주류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 테라오 사호는 소명의식을 갖고 원전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원전노동자들이 위험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을 하는 것은 이 직업이 없으면 당장 생존을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그만두면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상태에서는 안전을 따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건강문제도 제기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 산재를 신청해도 인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 나오는 인물 중 한 사람은 경쟁과 성과를 중시하는 자본주의 체계를 떠나고자 공동체 생활을 하다 생계문제로 잠시 지역에 있는 원전에서 일하다 건강이 손상된 경우도 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지요.

 

 노동자의 방사능 피폭량을 모니터링하고, 일정 수치를 넘기면 더 이상 일하지 않게끔 하는 제도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폭량 최대 수치를 넘기면 직장에서 해고되는 것이기에, 피폭량 경보기를 떼고 일하기도 합니다. 냉방이 되지 않는 시설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하기가 힘들어 스스로 마스크를 벗기도 합니다. 안전 관리자가 오는 날에만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안전장비 없이 일하기도 합니다. 노동자에게는 피폭보다 당장의 생계가 더 중요한 문제인 것입니다.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반핵, 탈핵에 찬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전이 문을 닫으면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반핵 진영에서도 노동자의 이후 삶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박찬호 선생님은 원전해체 분야가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오션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원전해체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전문적인 노동자를 필요로 합니다. 원전에서 일하던 노동자는 전문성을 살려 원전해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북토크 참가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핵발전소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 직접고용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들어 핵문제일 뿐 아니라 노동문제이기도 하다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안전을 당당하게 요구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해 보았습니다. 직장을 잃는 것이 곧 생존의 위협이라면 직장에서의 불이익과 위험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북토크를 마무리하며 박찬호 선생님께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지 여쭤보았습니다. 내년 즈음에 저선량 방사능의 위험성과 내부피폭에 대한 책을 써 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책을 번역하고 발간하는 그 정성에 참가자들이 많이 숙연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소를 제공하고 식사를 준비해 주신 비덕살롱과 W-ing의 최정은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비덕살롱은 사회복지법인 W-ing에서 여성들의 비빌 언덕이 되고자 만든 복합문화공간입니다. W-ing은 가출청소녀, 성매매피해여성 등 사회로부터 고립된 여성들의 자립을 위한 복지사업을 합니다. 여성들이 배움을 통해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스스로 존엄한 삶을 일굴 수 있도록 공간을 꾸리고 있습니다.

 

김기민 연구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