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한부모 여성은 아파도 왜 견디고 있을까?(20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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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2-01-28 17:40 조회 1,13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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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부모 여성은 아파도 왜 견디고 있을까?>
2022년 사회건강연구소(연구소 알아보기 → http://www.ishealth.org) 총회를 마치고 2021년 진행한 연구과제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가해 주셔서 연구결과 발표도 하고 질의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 내용을 잠깐 소개합니다.
본 연구는 한부모 여성가장과 공익단체 여성활동가를 대상으로 한국여성재단이 시행해온 ‘엄마에게 희망을’이라는 건강지원사업의 의의와 한계점을 검토하고, 이 사업이 현재의 의료비 지원방식을 넘어, 여성의 주체적인 건강역량을 강화하고 여성의 건강권을 확보하며 사회적으로 젠더 건강 이슈를 도모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발전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엄마에게 희망을’ 건강지원사업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총 809명에게 의료비를 지원하였으며, 지원 규모 총액은 약 13억 7천만원이다. 이 사업의 평가를 위해서 사업의 참여자와 비참여자, 전문가로 총 5개 그룹 18명에 대한 집단 포커스면접과 개별면접을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사업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한부모 여성가장과 여성활동가들은 일상에서 고통이 심한 건강문제를 호소하였으며, 경제적 어려움과 자녀돌봄의 문제로 치료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고 토로하였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의료비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고통을 감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 상황에서 신체 건강과 사회적 건강은 더욱 악화하였으며, 외부활동 감소로 인한 비만, 과체중, 사회적 관계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과 외로움 등은 여성가장 뿐만 아니라 자녀도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건강증진활동과 건강공동체 구성으로 자기돌봄 역량과 건강자치역량을 키우는데 관심이 많았으며, 건강증진활동 지원비가 실제 여성가장과 여성활동가 모두에게 매우 유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부담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료비 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으며, 국민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제도에서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서비스가 많은 치과 치료를 할 수 있어 질병 치료 혜택뿐만 아니라 치아 상실로 잃었던 자존감까지 회복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사업 참여자들은 이 사업의 대상이나 범위가 더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고, 전문가들은 국가의 보건의료정책과 사회정책에서 저소득층 여성을 위한 건강안전망을 포괄적이면서도 맞춤형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민간 비영리단체의 의료비 지원은 잔여적이고 보완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적하였다.
현재의 프로그램을 유지할 필요성은 있으나, 지금처럼 제공(provision)이 전부인 방식으로 시행하는 것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 즉, 젠더 관점에서 여성의 건강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며, 보다 복합적이고 포괄적인 여성건강 증진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사업 기조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모성을 호명하는 “엄마에게 희망을”의 사업명을 변경하고, 간병비 지원, 가사도우미 등 회복지원, 치료를 위한 아이돌봄 지원, 지역내 건강 소모임과 건강실천 활동 동아리 지원, 심리정서적 상담 지원, 헬스 리터러시(health literacy) 교육, 여성건강 인프라 구축, 젠더 건강 사회적 인식개선 캠페인, 젠더건강 교육사업, 젠더건강 주체들의 네트워킹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20~30대 청년 여성, 1인 가구 여성, 여성노동자, 이주 여성, 노인여성, 장애인 여성 등으로 확장하여 그동안 사회적 논의와 정책에서 소외되었던 여성 건강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강 증진과 건강자치역량, 자력화를 목표로 세부 사업들을 구성하여 함께 연대하는 활동을 통해 젠더 관점에서의 건강에 대한 담론을 확장하고 역량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발표를 마친 후에는 참가해 주신 분들과 Q&A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부모연합회에서도 참가하셔서 한부모 가정을 잊지 않고 관심 갖고 연구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몇 가지 질문이 나왔고, 3월경 본 연구를 펀딩해 준 한국여성재단에서 보고서를 인쇄해 줄 것이므로 다시 한 번 발표회를 갖고 사회적 관심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Q . 주제가 끌려서 친구들에게 소개까지 하면서 들었다. 일반적인 사람들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낼 수 있는 결론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지원 사업이 있다는 것을 찾아보고 알아봐서 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이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모 가정에 대한 외부의 시선, 낙인이 좀 막연하지 않나? 구체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낙인과 관련해서는 내용이 많았다. 오늘은 시간관계상 다 다루지 못한 것이다. 미혼모 여성들은 끼리끼리 모이는 것을 꺼려하는데, 그 이유는 ‘일반 친구들이랑 차이 없다, 나도 너희와 똑같다’ ‘ 한부모 여성끼리만 어울리고 싶지 않다, 같은 구렁텅이에 있기 싫다.’ 미혼모로 계속 살아오면서 낙인이 쌓여서 그 트라우마가 극복이 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반면에 이혼을 한 한부모들은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뒷말이 나온다’ 는 식으로 같은 한부모끼리 모이고 싶어한다.
이 사업의 참여자(지원받은 사람)들은 사회복지사, 기관 등을 통해 소개받고, 이미 다른 지원도 받고 계신 분. 반면 사업 비참여자들은 이런 정보를 알고 싶어 한다. 사실은 궁극적인 해결책은 국가가 해야 하는 것이다. 수급이나 보장제도에서 빠져나간 사각지대의 저소득층이 많다. 한부모 가정은 정보가 부족하다. 사는 것이 바쁘고 정신없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야 한다.
추나요법 등 여러 치료를 받고 싶어 하시는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예방과 자기돌봄 등 건강증진을 평소에 해 왔다면 큰 위험을 겪을 일이 예방될 것이다.
한부모 여성의 건강과 관련되어 집중적으로 한 연구는 잘 없다. 주변에서 많이 들었겠지만, 건강에 초점을 맞춰서 그 내용을 정리를 한 것이다. 아이를 이런 환경에서 키운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한부모가 정상가족이 아니다. 취약계층이다.‘ 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분들이 취약한 것이 아니라 제도가 취약한 것이다. 사회권의 보장 측면에서 연구를 했다.
Q. 한부모 여성을 지원하는 주요 정부 부처는 어디인가요?
A. 보건소, 공공의료원 등을 갖춘 보건복지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성인지적 관점이 많이 약하다. 예전에는 항상 ‘모자보건’이라고 부르며, 여성의 건강은 항상 자녀와 함께 묶여서 출산, 난임, 양육 지원에 집중되었다. 여성 건강은 저출산과 묶여 왔다. 그것이 아닌 성과 재생산 건강은 여성의 생애주기와 관련이 있다. 출산과 관련된 것은 그것 중 한 분야일 뿐이다. 생리, 성폭력, 데이트폭력, 완경 등 생애주기적인 전반적 관점을 갖춘 프로그램이 없다.
여성가족부는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좋은 사업이 많지만 여성가족부에는 현장 기관이 없다. 보건소, 공공의료원이 없다. 이것이 한계이다.
Q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해도 나올 여력이 없는,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신청주의가 큰 한계이기도 하지만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부모 가정이 지역사회에서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서 전달이 되도록 하는 발전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여성 건강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단체를 많이 만들어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인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연구소인 사회건강연구소가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