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고맙습니다' (2019년.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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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9-06-05 18:46 조회 2,52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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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날개를 단 책 꾸러미’ 독서모임은 와인 한잔과 함께 올리버 색스의 『고맙습니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고맙습니다』는 저자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기 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뉴욕 타임즈에 실은 4편의 에세이를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죽음과 인생에 관하여 회원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을 돌아보면서 차분하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너무도 차분한 자세에 수행자 같기도 했으며, 자신의 삶을 모두 연소한 사람 같기도 합니다. 죽음에 앞서 필요한 것이 정리인데, 많은 책을 쓰면서 자신에 대한 정리를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어떤 회원분은 사람이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선명해진다고 말씀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해집니다. 현재에 충실해지고 인생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얘기로는, 죽음은 준비해야 하는 것이며, 준비된 죽음은 하나의 큰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갑작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죽음을 맞닥트렸을 때, 거부하려 하고 슬퍼하며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죽음을 대할 때는 이런 감정 외에 다른 감정으로 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을 돌아보며 가족 및 주변 사람들에게 죽음을 준비시킴으로써 나의 인생을 완성시킬 수 있는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공감하였습니다.
이외 회원들이 나눈 다른 이야기로는 저자와 같은 평온함을 갖기 위해서, 서로 사용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공유해보았습니다. 다양한 방법이 나왔는데, 일상성을 유지하는 것,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 감정을 조금 뒤로 미루는 것, 밥 먹기, 평온함의 환상에서 빠져나오는 것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인생에서 평온함은 항상 일정하게 평온한 것이 아니라 원래 물결치는 파도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르내림에 일일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평온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씀도 굉장히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독서모임이 계속 되면서 아픔과 질병뿐만 아니라, 언젠가 필연적으로 마주쳐야 하는 죽음에 대해서도 나누는 시간은 질병에 대해서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잘 죽기, 준비된 죽음에 대해 얘기하면서, 어느새 질병과 아픔에 대해서, 아플 수 있는 권리, 사회적으로 아픔을 배척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로 돌아가 있는 것을 보니, 죽음과 아픔은 굉장히 밀접한 연관이 있고, 사회적으로도 인식의 관계가 밀접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제 아픔도 나누게 되었는데, 독서모임에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아픔, 가까운 곳에서의 죽음 등의 경험들을 담담하게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디서 할 수 없는 개인적인 생각, 성찰들을 들을 수 있었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상반기 독서모임이 마무리 되어 가는데, 남은 독서모임에서 더 많은 분들이 참가하셔서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아픔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다같이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하여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는데, 독서모임에 나오시는 조한진희 회원님이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제목은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입니다. 그래서 다음 모임은 원래 예정에서 벗어나, 조한진희 회원님의 책을 북콘서트로 기획해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추후 안내를 드릴 테니 그 때도 큰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