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족의 건강과 자기돌봄 제약 요인 탐색 연구(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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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2-12-29 18:00 조회 8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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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가족의 건강과 자기돌봄 제약 요인 탐색 연구(2022) - 허현희, 성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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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요약문>

 

본 연구는 젠더 관점에서 한부모 가족의 건강과 자기돌봄의 인식과 제약요인을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검토하고자 하였다. 또한 건강에 관한 젠더화된 사회적 결정요인 프레임워크에서 매개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는 차별적 가치, 규범, 실천, 행태로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섹슈얼리티 규범’이 어떠한 경로로 건강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연구 자료는 여성과 남성 한부모 가구주를 목적적 표집방법으로 모집해 2022년 9월부터 10월까지 개별 심층 인터뷰(n=8)하여 수집했다. 자료 분석은 귀납적 주제분석 방법을 활용했으며 연구경력이 풍부한 질적 연구자들이 상호 검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건강과 자기돌봄에 대한 인식에서 여성과 남성 한부모 모두 생계부양과 자녀돌봄으로 경제적, 시간적 빈곤을 겪으면서 건강이나 자기돌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부재했다. 하지만 일상에서 아파도 참고 견디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적신호가 켜져 있는 건강 상태를 간과하다가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시점은 질병이 악화되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였다. 특히 남성 한부모는 상대적으로 건강인식과 건강관리에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젠더화된 사회 구조와 맥락 속에서 한부모 가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차별’, ‘노동’, ‘돌봄’ 즉, 한부모에 대한 차별과 사회적 낙인, 불안정한 고용지위와 열악한 노동조건, 독박육아와 지원체계의 미비 등의 경험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경험과 젠더별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과 남성 한부모 모두 정상 가족의 프레임 속에서 ‘결함이 있는’ 가족으로 차별과 사회적 낙인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성적 낙인을 부여하는 현실이 반영되어 여성 한부모는 일상생활에서 가시적인 차별을 경험하고 사회 제도적으로 뿌리 깊은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남성 한부모는 직접적인 차별보다는 정상가족 프레임의 내면화로 자괴감과 죄책감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보건의료 접근성과 질(quality) 측면에서 한부모들은 차별적 상황으로 인해 건강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한부모 모두 의료보장제도의 보장성이 낮아 과부담 의료비 지출 경험이 있어 적극적인 치료와 재활 계획 등을 세우지 못했다. 정상 가족의 프레임 안에 갇힌 보건의료시설 종사자들의 차별적인 태도는 여성 한부모들의 시의적절한 의료이용을 저해했다. 

 

 

불안정한 일터 환경인 고용지위와 노동조건은 모두 직접적으로 건강의 악화요인이었으며, ‘돌봄’의 조건을 제한하면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모두 노동 현장에서 골절부상 등 산재를 입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 모두 의료비 부담, 아플 때 일하지 못해 발생하는 생계비 부담, 자녀 돌봄 공백 때문에 시의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고, 아파도 참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지 않는 열악한 노동조건은 한부모 당사자의 건강을 돌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자녀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자녀의 건강에도 위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여성 한부모는 자녀가 아팠을 때 돌봄 병가를 인정받지 못해 해고당했고, 저임금 일자리밖에 구할 수 없었으며, 숙련 기간 없이 일하던 일터에서 신체손상을 입었지만 시의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질병의 악화로 결국 노동시장 재진입에 실패하면서 만성 빈곤(chronic poverty)상태에 처하기도 하였다.  

 

돌봄 독박과 사회적 지원의 부족 역시 질병 치료나 건강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인 동시에 직접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주었다. 대부분의 한부모가 자녀돌봄을 우선하기 때문에 경제적 빈곤과 시간 빈곤으로 예방이나 치료를 미루고 있었으며, 돌봄 공백의 우려 때문에 질병이나 손상에 대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돌봄의 역할에서 열외 되어 있었던 남성 한부모의 경우, 양육 자체가 주는 신체적 고됨뿐만 아니라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 지금까지 일터에서의 노동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분석되어왔지만 재생산을 위한 돌봄과 가사 노동 등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돌봄을 혼자 책임지는 것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것이 젠더화된 돌봄을 극복하여 모든 사회구성원과 양육자에게 돌봄 노동이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하고 사회적 지원체계가 면밀히 갖춰져야 하는 이유이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은 한부모 가족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결정요인과 교차적으로 작용하면서 다중 취약성을 가중시켰고, 한부모 가족처럼 사회경제적 지위가 취약한 사람에게 더 불리한 결과를 낳았다.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한부모들은 직장 폐업, 보육 및 교육시설 폐쇄로 독박육아를 할 수 밖에 없어 직장을 잃었고, 경제적 타격으로 건강을 잃게 되었다. 특히 본 연구결과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저소득 한부모들의 경제적 피해와 건강 상실이 컸던 것을 실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 첫째,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차원적인 차별과 억압이 상호교차하는 사회적 구조를 분석할 수 있도록 젠더 관점에서의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재구성과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건강결정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간과되어온 재생산 노동정책이 ‘보편적 양육자’를 지원하는 관점으로 확대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한부모 가족이 경험하는 다층적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반차별 교육, 성평등 교육, 가족다양성 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 넷째, 한부모 가족의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비례보편적 접근을 통한 보건의료 공공성 확대 및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젠더 관점의 건강교육을 통해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파악하고, 사회생태학적 관점의 건강증진을 실천할 수 있도록 ‘헬스 리터러시(health literacy)’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